유방암 첫 진료 경험과 준비

2021년 12월 9일. 저는 동네 유방외과의 조직 검사를 통해 유방암 확진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주가 채 지나지 않은 17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유방외과의 첫 진료가 있었습니다. 제 첫 진료를 떠올려보면 허둥대느라 놓친 부분이 많아요. 하지만치료의 첫 걸음은 차분하게 준비하는 마음가짐인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병원 방문 전 어떤 자료를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저의 직접적인 첫 진료 경험은 어땠는지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이 글이 유방암 첫 진료를 효과적으로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유방암 첫 진료 전, 꼭 준비할 서류와 검사 결과

저처럼 동네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진행했다면, 조직검사 결과지를 제출해야 합니다. 결과지와 함께 채취한 조직 블럭도 제출합니다. 수술 후 블럭 반환을 요청하면 블럭 비용(약 2만원 정도)을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조직 블럭을 제출하더라도 추가 조직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치료를 받을 병원에서 다시 조직 검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유방 촬영술(맘모그래피)과 초음파 결과지가 있다면 제출합니다.

결과지를 제출하지는 않지만, 기저질환(고혈압, 당뇨 등)이 있다면 복용 중인 약물 리스트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첫 진료라는 낯선 환경에 놓이게 되면 당황해서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만약 유방암 관련 가족력(어머니, 자매 등 직계 가족의 유방암 이력)이 있다면, 문진할 때 확인하니 참고하세요.

하지만 유방암 첫 진료 전 준비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차분한 마음과 치료를 위한 굳은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도 가지 않은 험한 길로 이제 막 첫 걸음을 내딛으려는 순간이니까요.

저의 첫 진료 경험

분당서울대병원의 암센터는 쾌적하고 편안했습니다. 대형 병원임에도 대기 시간 없이 진료를 받았고, 이후 계획되어있던 검사들도 기다리지 않고 진행되었어요. 저의 유방암 진단에 가족들이 울고불고 난리였던 것이 무색하게도 진료는 매우 평화로웠습니다.

진료실에 들어가기 전, 가족력과 건강 상태에 대한 문진을 했습니다. 여러 장의 종이에 질문들이 빼곡히 적혀있었지만, 특별히 어렵거나 대답하기 까다로운 내용은 없었어요.

진료실에 들어가자 담당 의사는 제 암덩어리를 촉진(손으로 만져보는 것)한 후, 가족력과 몇 가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동네 병원의 기록지 상 2cm 크기였던 저의 유방암. 의사는 이 정도 크기면 1기 말에서 2기 초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유방암 가족력은 없지만, 제가 45세 미만이기 때문에 유전자 검사도 진행해보자고 했어요.

첫 날에는 몇 가지 기본 검사(혈액검사, 소변검사, 흉부엑스레이, 심전도 등)만 진행했습니다. 기본 검사 결과는 당일에는 확인할 수 없어요. 담당 의사와의 진료 시간도 짧습니다. 아직 정밀검사 진행 전이기 때문에 담당 의사도 환자의 정확한 상태에 대해 알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이런 저런 검사를 다 끝내느라 두 시간이 훌쩍 넘게 걸렸어요.

첫 날 비용은 55만원 정도 나왔어요. 암 환자는 산정특례로 등록되어, 암과 관련된 모든 진료에 대해서는 진료비의 5%만 부담하면 됩니다. 산정특례 등록은 진료 후 코디네이터와 상담할 때 부탁하면 되고요. 산정특례로 등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제 병원비가 많이 나온 이유는 아래 글에서 확인하세요.

병원비가 많이 나왔나요? 산정특례 등록 확인 하셨나요?

첫 진료 시 꼭 해야 할 질문

사실, 첫 진료 때는 질문을 많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정밀 검사 전이라 담당 의사가 나의 상태에 대해 아직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니까요. 어떤 타입(호르몬 양성, 허투 양성, 삼중 음성, 삼중 양성)의 유방암인지, 전이는 되었는지, 몇 기인지, 항암을 하는지 등등 수많은 질문들이 떠오르겠지만, 첫 진료때는 담당 의사가 아직 아무 것도 대답해주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나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유방암 전이 확인을 위한 정밀 검사 이후에 들을 수 있어요.

첫 진료 때는 그저 담당 의사의 얼굴을 익히고, 앞으로 서로 협력해서 유방암 치료라는 길고 험한 고개를 잘 넘어보자는 다짐 정도면 충분합니다. 돌이켜보니, 어떻게 보면 첫 진료 시 꼭 해야 할 질문은 담당 의사가 아닌, 나 자신에게 해야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나는 이 병의 치유 과정을 극복할 준비가 되었나?

"유방암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앞으로의 삶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할 수 있어요! 제가 그랬듯이, 당신도 분명 극복할 수 있다고 믿어요.

더 많은 정보를 원하시면, 한국유방암학회를 참고하세요.

분당서울대유방암센터를 참고하실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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